한국 도로에서 가장 흔한 정체는 사고 정체도 공사 정체도 아니다. 아무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멈추고, 한참을 기어가다가, 이유 없이 다시 뻥 뚫리는 정체다. 앞에 뭐가 있었나 두리번거려도 아무것도 없다. 원인은 도로에 없다. 방금 그 도로를 지나간 운전자들, 그러니까 우리 자신에게 있다.한국 운전자들은 스스로를 꽤 실력 있다고 여긴다. 실제로 차를 다루는 조작 능력은 나쁘지 않다. 문제는 조작이 아니라 판단이다. 더 정확히 말하면, 도로를 자기 차 한 대의 문제로만 보고 뒤에 이어진 수십 대의 흐름을 전혀 계산에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. 그 결과가 매일 저녁 강변북로와 경부고속도로에 깔린다.1. 합류하자마자 좌향좌 — 목적지도 없는 1차선 사랑진입로에서 본선에 막 합류한 차가 있다. 이 차가 가장 먼저 하..